BIO'GRAPHY

3/31 North Italy

2016. 6. 2. 12:01 - B1O






유럽에 체류하면서 느낀 것은 어느 것 하나가 특출나게 이쁘다기 보다는 

그들이 사는 공간 자체가, 그 분위기가 있다. 

아기자기한 골목들, 널어놓은 빨래, 가로등, 날씨가 좋은날에 누워있을 수 있는 광장.

왜 이런 것들이 이뻐 보일까? 나와 다른 것에 대해 느끼는 신비감일까 아니면 객관적으로 이쁜 것일까 , 그것도 아니면 나는 학습되어진 것일까?

항상 이것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원래부터 사대주의랄까, 서양문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경외심같은 것이 있었다. 

사람들도 다 아름다워 보이고, 그들이 하는 것들은 다 멋있어 보이고, 우리와 다른 세계 같았다.

유럽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건 이 이유다. 그런 것들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들에 대한 인식이 나쁘게 변했디기 보다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분명히 다른 것이 있는 것은 느껴졌다. 그들은 그들의 색깔이 있다.

색깔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다. 

건축물부터 시작해서 교통, 문화 등 그들은 옛날의 것들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부수지 않고, 갈아 엎지 않고, 계속해서 조금씩 바꾸고 시대에 맞게 보수할 뿐이지, 그들의 정체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 세계인들의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는 이 곳은,

유럽인들이 치열하게 자신들을 잃지 않으려고 싸워 온 증거이자 그들의 집인 것이다. 

그래서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것이 아닐까. 

색깔이 없는 흑백사진을 찍어도 색깔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것을 보기 위해 우리는 이곳을 찾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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