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이란 단어를 몸으로 실감하게 하는 도시 파리. 누군가 파리라는 도시는 여행이 아니라 살아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한 게 기억이 난다.
여태까지 다녔던 어떤 도시보다 감정 소모를 많이 하게 하는 도시,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도시.
시도때도 없이 변하는 날씨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고, 무서울만큼 솔직하고 순수한 그들의 본능이 이 도시를 꽉 채우고 있었다.
문득 문득, 파리 지하철의 냄새가 생각날 때가 있다.
코 끝이 찡해지는 게, 그리워하는 것인지 아니면 괴로운 것인지조차 헷갈리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