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항상 아쉽다.
무슨 일을 했던 겪었던, 끝은 항상 아쉽다.
그렇게 싫었던 군대에서도 전역할 때 일종의 아쉬움을 느꼈는데, 이 곳 일도 그랬다.
체리 시즌이 끝났다.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체리 피킹이라는 걸 했는데, 잘 한 결정인 것 같다.
체리가 내게 남긴 것은 기상습관과 돈 그리고 몇 가지 생각들.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다.
6시까지 출근을 해야하니까 5시엔 일어나야한다. 게으른 올빼미에게 아침 5시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시면 눈이 떠진다. 내일도 아마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거다.
돈을 꽤 벌었다.
엄청 많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생각했던 돈을 벌었다.
시티에서 투잡을 했던 때보다 많이 벌기도 했고. 육체적으로 참 힘들었는데 그 생각에 버틴 것 같다.
빠릿한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몸소' 알았다.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몸으로 느꼈다.
빨라질 수는 있지만 남들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녀석이었다.
힘보다는 속도의 싸움인게 체리 피킹이긴 하지만,
그래도 멜리사보다는 많이 딸줄 알았는데 뭐 나중에는 확연히 차이가 나버렸다.
나는 여유로운 녀석이었다. 그리고 육체적노동은 맞지 않았다.
군대에서도 느꼈지만 몸이 힘들면 인생 전체가 피곤해진다고 느낀다.
몸이 힘든 것에 보람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당분간은 쉬면서 아무 생각없이 체리 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아무 생각 없던 시간이었다. 생각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일, 먹는 것, 더운 거.
이 정도가 주된 생각거리였다.
자고 일어나서 일 갔다가 씻고 밥 먹고, 영화 한 편 보고 맥주마시고 다시 자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부지런했지만, 기분 상으로는 뭔가 잉여로웠던 한 달이었다.